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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하고 둥글둥글한 모습이 귀엽다고요? 하지만 '뚱냥이'라는 애정 섞인 별명 뒤에는 당뇨, 관절염, 심장병, 하부요로계질환 등 수많은 질병의 그림자가 숨어있습니다. 고양이 비만은 단순한 외모의 문제가 아닌, 수명을 단축시키고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조금 덜 주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고양이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영양 불균형이나 요요 현상으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막연한 감이 아닌, 정확한 계산과 계획에 기반한 '과학적인 고양이 다이어트 방법'을 A부터 Z까지 알려드릴게요.
1단계: 우리 고양이, 정말 비만일까? (BCS 체크)
다이어트의 시작은 '객관적인 상태 파악'입니다. 몸무게만으로 비만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뼈대가 큰 '거묘'일 수도 있으니까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신체 상태 점수(BCS, Body Condition Score)'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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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S 3/5 (이상적인 체형):
- 위에서 봤을 때: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가 보인다.
- 옆에서 봤을 때: 아랫배가 홀쭉하게 위로 올라가 있다.
- 만져봤을 때: 약간의 지방층 아래로 갈비뼈가 쉽게 만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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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S 4/5 (과체중):
- 허리 라인이 거의 없고, 아랫배가 평평하거나 약간 처져있다.
- 갈비뼈를 만지려면 힘을 주어 꾹 눌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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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S 5/5 (비만):
- 허리가 없고, 몸통이 둥글며 배가 아래로 축 처져있다.
- 두꺼운 지방층 때문에 갈비뼈가 거의 만져지지 않는다.
지금 바로 우리 고양이의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BCS를 체크해보세요. 4단계 이상이라면, 오늘부터 당장 다이어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2단계: 핵심은 칼로리! 정확한 다이어트 식단 짜기
성공적인 다이어트의 8할은 '식이요법'에 달려있습니다. 핵심은 섭취 칼로리를 정확히 계산하고 제한하는 것입니다.
① 목표 체중 설정 및 하루 필요 칼로리 계산
- 목표 체중 설정: 현재 체중의 10~15%를 감량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잡습니다. (예: 6kg 고양이라면 목표 체중은 5.1~5.4kg)
- 안정 시 필요 칼로리(RER) 계산:
RER = 30 x (목표 체중 kg) + 70
- 예시) 목표 체중이 5kg인 고양이의 RER = (30 x 5) + 70 = 220 kcal
- 체중 감량 시 필요 칼로리(DER) 계산:
- 다이어트 시에는 RER의 0.8배를 급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이상적입니다.
DER = RER x 0.8
- 예시) 220 kcal x 0.8 = 176 kcal
- 즉, 이 고양이는 하루에 176 kcal를 섭취해야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습니다.
② 사료 종류 선택: 습식과 건식의 황금 비율
- 습식 사료를 적극 활용하세요: 습식 사료는 약 70~8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같은 양을 먹어도 건사료보다 포만감이 높고 칼로리는 낮습니다. 음수량 확보에도 매우 유리하여 다이어트 시 생기기 쉬운 비뇨기계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 추천 식단: 아침과 저녁 식사는 주식으로 '습식 사료'를 급여하고, 집사가 없는 낮 동안에는 소량의 '건식 사료'를 급여하여 공복감을 달래주는 방식이 이상적입니다.
③ 급여량 계산 및 실행
- 사료 칼로리 확인: 현재 먹이는 사료 포장지 뒷면의 'kcal/kg' 또는 'kcal/g' 정보를 확인합니다.
- 급여량 계산: 위에서 계산한 하루 필요 칼로리(DER, 176kcal)에 맞춰 사료별 그램(g) 수를 계산합니다.
- 예시) A 습식캔(80kcal), B 건사료(4,000kcal/kg = 4kcal/g)를 먹인다면?
- 아침/저녁: A 습식캔 1개씩 (80kcal x 2 = 160kcal) -> 캔 2개
- 낮: B 건사료 (176 - 160 = 16kcal) -> 16kcal ÷ 4kcal/g = 4g
- 이 고양이는 하루에 습식캔 2개와 건사료 4g을 먹어야 합니다.
- 간식은 금물!: 다이어트 기간 동안 간식은 끊는 것이 원칙입니다. 칭찬이나 보상이 필요하다면, 하루 급여할 사료 알갱이 몇 개를 따로 빼두었다가 활용하세요.
3단계: 소모 칼로리 UP! 즐거운 운동 습관 만들기
식이요법과 함께 운동을 병행하면 다이어트 효과는 배가 됩니다. 비만 고양이는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격렬한 점프보다는 수평적인 움직임을 유도하는 놀이가 좋습니다.
- 낚싯대 놀이는 기본: 깃털, 끈 등 고양이가 좋아하는 소재의 낚싯대를 이용해 하루 최소 15분 이상, 숨이 찰 정도로 놀아주세요. 사냥감을 잡게 해주는 '성공의 경험'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퍼즐 피더 활용: 사료를 그릇 대신 장난감(퍼즐 피더)에 넣어주세요. 굴리고 생각하며 사료를 꺼내 먹는 과정 자체가 훌륭한 놀이이자 운동이 됩니다.
- 레이저 포인터는 보상과 함께: 레이저 포인터는 고양이의 사냥 본능을 자극하는 좋은 도구지만, 잡히지 않는 허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놀이 마지막에는 반드시 레이저 포인터를 간식이나 사료알 위에 멈춰 '잡았다!'는 보상을 느끼게 해주세요.
고양이 다이어트는 짧으면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리는 긴 여정입니다. 일주일에 현재 체중의 1~2% 감량을 목표로,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계산한 칼로리에 맞춰 저울에 사료를 정확히 달아보는 작은 실천이, 우리 고양이에게 건강하고 가벼운 삶을 선물하는 위대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고양이 다이어트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다이어트 사료를 먹이면 양은 마음껏 줘도 괜찮지 않나요? A: 절대 아닙니다. 다이어트 사료는 일반 사료보다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을 주는 섬유질이 많을 뿐, 많이 먹으면 똑같이 살이 찝니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사료의 종류'가 아니라 '총 섭취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다이어트 사료라도 반드시 위에서 설명한 칼로리 계산법에 따라 정확한 양을 계량해서 급여해야 합니다.
Q2: 갑자기 밥 양을 줄였더니 고양이가 계속 울고 보채요. 어떻게 하죠? A: 다이어트 초기에 흔히 겪는 어려움입니다. 이때 마음이 약해져 밥을 더 주면 실패의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해결책은 '식사 횟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하루에 줄 총량을 4~5회로 잘게 나누어 급여하면 공복감을 느끼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동 급식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3: 다묘가정인데, 뚱냥이만 따로 다이어트를 시키기 너무 어려워요. A: 다묘가정의 다이어트가 가장 어렵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개별 급식'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각자 다른 공간에서 식사를 하게 하고, 식사가 끝나면 바로 밥그릇을 치우는 것입니다. 혹은 한 마리만 인식하여 문이 열리는 '마이크로칩 인식 자동 급식기'를 활용하면, 뚱냥이는 다이어트 사료를, 다른 고양이는 일반 사료를 먹게 할 수 있습니다.
Q4: 너무 굶기면 고양이에게 위험하다고 들었어요. 어느 정도가 위험한가요? A: 네,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비만 고양이가 갑자기 굶게 되면, 체내 지방이 간에 급격히 쌓여 생명을 위협하는 '지방간(hepatic lipidosis)'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굶기는 다이어트는 절대 금물이며, 반드시 계산된 최소한의 필요 칼로리(RER의 0.8배)를 섭취하며 점진적으로 체중을 감량해야 합니다.
Q5: 다이어트에 성공했는데, 다시 원래 사료로 돌아가도 되나요? A: 목표 체중에 도달했다고 바로 예전 식습관으로 돌아가면 100% '요요 현상'이 찾아옵니다. 목표 체중에 도달한 후에는 '유지기 식단'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체중 감량 시 칼로리(RERx0.8)에서 점차 양을 늘려, 살이 찌지도 빠지지도 않는 '유지 칼로리(RERx1.0~1.2)'를 찾아 그 양을 꾸준히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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