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피부병, 곰팡이성 vs 알레르기성 원인과 치료법 비교 분석

어느 날, 고양이가 유독 특정 부위를 심하게 긁거나 핥고 있나요? 혹은 동그랗게 털이 숭숭 빠진 자국을 발견했나요? 고양이 피부병은 매우 흔하지만, 그 원인에 따라 치료법과 관리 방식이 180도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구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가장 대표적인 피부 질환인 '곰팡이성 피부병(피부사상균증)'과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증상이 비슷해 보여 헷갈리기 쉽습니다. 오늘은 이 두 질환의 결정적인 차이점과 올바른 관리법을, 마치 사진을 보듯 생생한 증상 묘사와 함께 비교 분석해 드릴게요.

1. 곰팡이성 피부병 (링웜): 동그란 탈모와 각질이 특징

곰팡이성 피부병, 일명 '링웜(Ringworm)'은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가 피부의 각질층이나 털, 발톱에 감염되어 발생합니다. 이름과 달리 벌레(worm)와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 주요 원인:

    • 전염: 감염된 동물과의 직접적인 접촉 또는 곰팡이 포자에 오염된 환경(빗, 침구, 카펫 등)과의 간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염됩니다.
    • 면역력 저하: 어린 고양이나 노령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고양이 등 면역력이 약한 상태일 때 쉽게 발병합니다.
    • 사람에게도 옮을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입니다.
  • 대표 증상 (사진으로 보듯)

    • (가장 큰 특징) 원형 탈모: 마치 동전을 찍어낸 듯한 동그란 모양으로 털이 빠집니다. 주로 얼굴, 귀, 꼬리, 발 등에 잘 생깁니다.
    • 각질과 비듬: 탈모 부위의 경계가 붉어지고, 하얀 각질이나 비듬이 일어납니다.
    • 가려움증은 복불복: 심하게 긁는 경우도 있지만, 가려움증이 거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렵지 않은데 동그랗게 털만 빠진다'면 곰팡이성 피부병을 강력히 의심해야 합니다.
  • 치료 및 관리법:

    1. 병원 진단: 자가 진단은 금물. 동물병원에서 우드램프 검사나 곰팡이 배양검사(DTM)를 통해 확진을 받아야 합니다.
    2. 약물 치료: 보통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거나, 약용 샴푸로 목욕하며, 증상이 심할 경우 내복약을 2주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3. 철저한 환경 소독 (가장 중요!): 곰팡이 포자는 집안 곳곳에 떨어져 재감염의 원인이 됩니다. 침구, 카펫, 커튼 등을 주기적으로 삶거나 소독하고, 집안 전체를 락스 희석액 등으로 꼼꼼히 청소해야 합니다.
    4. 격리: 다묘가정이라면, 치료 중인 고양이를 다른 동물과 격리하여 전염을 막아야 합니다.

2. 알레르기성 피부염: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이 주범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특정 물질(알레르겐)에 대한 면역계의 과민 반응으로, 극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 주요 원인:

    • 식이 알레르기: 사료나 간식에 포함된 특정 단백질(닭, 소, 생선 등)이나 탄수화물(곡물 등)이 원인.
    • 환경 알레르기 (아토피):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등 환경적인 요인이 원인.
    • 벼룩 알레르기: 벼룩의 침에 대한 과민 반응.
  • 대표 증상 (사진으로 보듯)

    • (가장 큰 특징) 극심한 소양감(가려움증): 잠을 못 잘 정도로 특정 부위를 미친 듯이 긁거나, 핥거나, 물어뜯습니다.
    • 좁쌀만 한 돌기 (粟粒性, 속립성 피부염): 등이나 목덜미를 만졌을 때, 좁쌀 같은 작은 돌기들이 오돌토돌하게 만져집니다.
    • 대칭성 탈모: 과도한 그루밍(오버그루밍)으로 인해 배, 옆구리, 허벅지 안쪽의 털이 대칭적인 형태로 빠집니다. 마치 털을 밀어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 상처와 딱지: 너무 심하게 긁고 핥아서 피부가 붉게 붓고, 피가 나거나 딱지가 앉습니다.
  • 치료 및 관리법:

    1. 알레르겐 찾기 (가장 중요!):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을 찾아 피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입니다.
      • 식이 알레르기: 가수분해 사료나 처방식 사료를 8주 이상 급여하며 증상 개선을 확인하는 '제한 식이 시험'을 진행합니다.
      • 환경 알레르기: 알레르기 검사(혈액 검사 등)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집안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며 해당 물질을 최대한 회피합니다.
    2. 증상 완화 치료: 가려움증을 줄여주기 위해 스테로이드나 항히ста민제 등의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3. 피부 장벽 강화: 오메가-3 지방산, 세라마이드 등 피부 장벽 강화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를 급여하는 것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구분곰팡이성 피부병 (링웜)알레르기성 피부염
핵심 증상원형 탈모, 각질, 비듬극심한 가려움증, 오버그루밍
주요 발생 부위얼굴, 귀, 발, 꼬리얼굴, 귀, 목, 배, 등 (전신 가능)
전염성사람, 다른 동물에게 매우 잘 옮음전염성 없음
대표 치료법항진균제(내복약, 연고), 약용 샴푸원인 회피(제한 식이), 항염증제(스테로이드 등)
핵심 관리법철저한 환경 소독, 격리알레르겐 파악 및 차단, 피부 장벽 강화

고양이의 피부는 건강 상태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털이 조금 빠진다고, 좀 긁는다고 가볍게 넘기지 마시고, 오늘 알려드린 차이점을 바탕으로 우리 고양이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세요. 정확한 원인을 알고 대처하는 것만이 불필요한 고통의 시간을 줄이고, 건강한 핑크빛 피부를 되찾아주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고양이 피부병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곰팡이성 피부병에 걸렸는데, 연고만 발라주면 안 되나요? A: 초기 국소 부위에만 발생했다면 연고로 호전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부위에도 곰팡이 포자가 퍼져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고양이가 연고를 핥아먹을 위험도 있죠. 근본적인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해 수의사의 처방에 따른 내복약 복용과 약용 샴푸를 병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안전합니다.

Q2: 알레르기 검사는 꼭 해야 하나요? 비용이 비싸다고 들었어요. A: 알레르기 검사는 원인을 찾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이지만 필수는 아닙니다. 특히 식이 알레르기의 경우, 검사보다 '제한 식이 시험(가수분해 사료 급여)'이 더 정확한 진단 방법으로 여겨집니다. 먼저 제한 식이 시험을 진행해보고 호전이 없다면, 환경 알레르기를 감별하기 위해 수의사와 상담 후 검사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Q3: 곰팡이성 피부병, 다 나은 것 같은데 언제 약을 끊어야 하나요? A: 절대 집사가 임의로 약을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겉으로 보기에 증상이 나아져도 피부 속에는 곰팡이균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약을 끊으면 100% 재발합니다. 보통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1~2주간 추가로 약을 복용하며, 병원에서 곰팡이 배양 검사(DTM)를 통해 완치 판정을 받은 후에야 약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Q4: 알레르기 때문에 가수분해 사료를 먹이는데, 간식은 아무거나 줘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식이 알레르기 관리를 위해 가수분해 사료를 먹는 중이라면, 간식 역시 가수분해 처방 간식이나, 사료의 주 단백질원과 겹치지 않는 단일 단백질 간식(예: 가수분해 닭고기 사료를 먹는다면 토끼고기 간식 등)을 급여해야 합니다. 일반 간식을 주는 순간, 식이 시험의 의미가 사라지게 됩니다.

Q5: 사람이 곰팡이성 피부병에 옮으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A: 사람이 감염되면 피부에 붉은색의 동그란 발진이 생기며, 가장자리가 부풀어 오르고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양이와 접촉 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사람에게는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편이지만, 전염성이 강하므로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